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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광주(이형석 내일신문기고 글)

소깐 2005. 11. 15. 08:57
[밥일꿈]메이드 인 광주 2005-11-14 오후 2:54:57 게재 참여정부의 출범 이후 광주에서는 문화라는 단어가 화두가 됐다. 대부분의 문화 컨텐츠를 주도하게 될 ‘아시아 문화전당’이라는 대규모 기간시설이 광주에 생겨나게 되면서 오랜만에 침체된 지역사회에 활력이 넘쳐나고 있다. 문화의 힘이란 참으로 대단한 것이다. 잘 만들어진 영화 한편이 승용차 일만대 수출과 버금간다는 것을 보면 얼마나 파괴력 있는 제조업인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왜 광주인가! 광주에 오면 어느 곳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맛깔스러운 음식들과, 들에 나가면 분주하게 손을 움직이면서도 흥얼거리는 노래 가락들, 놀이 삼아 흘려보던 먹물의 붓자국들, 김치와 막걸리 한잔에 흘러나오는 구성진 육자배기와 어깨춤들이 광주에 오면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삶의 한편인 것이다. 물론 다른 지역 어디를 가도 바라볼 수 있는 풍경들이며, 오히려 수도권에 집중화되어 있는 문화 산업들로 인해 이제는 다른 지역에서 더욱 쉽게 접할 수 있는 풍경이 되어 버렸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광주의 문화에 값어치를 부여하고 상품화하려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필자는 그 이유를 작은 음악적 요소에서 찾아보고 싶다. 남도의 음악에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계면조(界面調)의 음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남도를 대표하는 판소리의 한 유파인 서편제의 경우를 보면 그 특징이 구슬픈 계면조 가락을 모태로 발전하였고, 각종 기악곡 또한 계면조 풍의 선율이 주를 이루고 있는 특징을 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 호남은 사실상 소외의 고장으로 대변되어 왔고, 이를 달래기 위한 여흥을 즐기면서도 요소요소에 구성진 슬픔을 담아 노래하며 아픔을 달랬을 것이다. 그만큼 독창적이면서 대중적인 문화를 양산해 낼 수 있는 지역이 광주라는 사실을 정부도 인식한 듯 싶다.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독창성을 가진 남도음악의 진가들이 ‘문화’라는 상품으로 재조명되는 것을 보면 새옹지마라는 사자성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지금 광주는 모든 예술인들이 하나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문화예술인들이 지역발전을 이끌어나갈 주역이라는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연구·노력하고 있고 자치단체의 지원이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시민들 또한 시대적 가치의 재인식을 통해 특정계층의 사치품이 아니라 지역발전의 기간산업으로서 그 가치를 재인식하고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예술인의 저변 확대를 위해 애쓰고 있다. 과거 슬픈 역사의 한을 풀어내던 쓰라린 아픔에서 이제는 미래도시를 이끌어 나가는 동력으로서 자랑스런 문화수도를 향해 가는 광주는 전국을 뛰어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고장이 될 것이다. 광주의 문화적 잠재력은 대단히 풍부하고 곳곳에 산재해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며 머지않아 메이드 인 광주의 경쟁력 있는 문화상품들을 기대해 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미래가 될 것이다. 이 형 석 광주광역시의회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