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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원섭 한국능률협회 호남본부장 - 광주일보 기고글 쟁기질도 하지않고 좋은 열매를 기대하는가

소깐 2013. 3. 25. 22:58
쟁기질도 하지 않고 좋은 열매를 기대하는가


2013년 03월 21일(목)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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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농촌 들녘을 상상해 보면 ‘소 쟁기질’하는 농부(農夫)가 연상되었다.

‘소’고삐에 달아맨 줄을 잡고 소를 인도하는 아낙네와 쟁기를 잡고 ‘이랴 저랴’ 소리로 고삐 밧줄을 내리치는 아저씨 모습, 그 옆으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강아지 한 마리가 생각난다.

요즘은 현대화된 농기구 등장과 고령화 속에서 로터리소리로 바뀌어 소 쟁기질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없지만 한 폭의 동양화처럼 떠오른다. 힘들지만 기대감 속에 농부들이 어김없이 쟁기질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쟁기질을 하여 땅을 숨 쉬게 하여 휴식을 취하게 한 다음, 퇴비를 주어서 상처를 치유해주고 영양분을 준다. 그 땅에 알맞은 좋은 씨앗을 골라 심는다. 이후의 농부는 비를 기다리고 햇빛을 기다리면서 조마조마하면서도 희망의 발걸음으로 그 논밭에 나가서 풀을 매주고 물을 주면서 정성을 다한다. 이 방법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것 없이 정성을 다하는 농부의 마음이다.

현대 경쟁사회 속에서 성과로 평가받는 혹독함은 처절하다고 표현한다.

특히 단체장선거가 직선제로 변한 이후로 중장기적인 목표보다는 단발성 이벤트 성과위주와 사람과의 갈등, 지역 간의 갈등, 조직 간의 갈등까지 혼잡한 속에서 통합리더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한꺼번에 날려버릴 수 있는 해결책으로 오로지 성과라고 생각하는 단체장이 많은 것 같다. 농부가 쟁기질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고 있는 단체장은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좋은 열매를 수확할 것이다. 그러나 쟁기질하지 않고 그냥 씨앗을 뿌린 지자체는 충분한 수확이 없을 것은 너무 뻔하다.

특히 단체장들은 공무원들에게 말할 수 없는 분위기와 박탈감을 주는 단체장은 왜 그럴까. 선거를 통해서 당선된 단체장은 무조건 나를 따르라는 과거 리더십을 보인 단체장이 있는가 하면, 여러분과 우리 모두가 주인입니다 라며 함께해 냅시다 하면서, 산간오지(山間奧地)의 산 발꿈치 ‘다락논밭’에서 소를 앞세운 쟁기질하는 마음으로 조직을 바보면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단체장도 있을 것이다.

공조직은 물론이고 기업 등 모든 조직에서 고성과 창출을 위한 성과는 일시적 유행이나 선택의 문제가 아닌 조직의 생존과 지역성장의 문제이다. 올바른 성과의 개념과 운영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통합리더십이 발휘되어야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효과적으로 성과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슈를 발굴하여 바꿔나가면서 조직 전반에 대한 스킬과 역량강화 없이 성과만을 강조한 단체장이나 기업인들이 많다.

성과관리의 필요성과 핵심원칙을 자기 조직에 대한 현실을 파악하지 못한 리더십으로 성과만 강조한다면 제자리걸음이나 실패하고 말 것이다. 생각의 차이는 행동의 차이다. 주인정신으로 일하는 것과 직원정신으로 일하는 차이가 다를 것이다. 똑같은 시간을 일해도 엄청난 차이를 나타낸다.

사람들은 입으로는 파이팅! 파이팅! 외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힘을 다 쏟아 붙지 않는다.

한 사람에게 모든 책임과 권한이 주어져 있는 1:1 게임과 달리 집단에 속하는 개인의 수가 늘어날수록 혼자서 일할 때보다 노력을 덜 기울인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개체의 증가에 비례해서 1인당 공헌도가 증가하지 않고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을 링겔만 효과라고 한다. 즉 1+1은 2가 되지못하고 1.3이나 1.7처럼 작아지는 것이다.

이러한 조직현상들을 잘 파악하여 편파적이지 않고 균형 있는 리더십으로 분위기를 쇄신하는 일이 바로 리더들이 해야 할 일이다.

최고의 리더십은 겸양과 섬김의 리더십이다. 무조건 성과를 내라고 해당자에게 원하지 말고, 있는 토양을 기름지게 하고 숨을 쉬게 하는 쟁기질을 하길 기대한다.

/변원섭 능률협회 호남본부장, 참여자치21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