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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도자 상 (자책골로 만든 승리)

소깐 2006. 2. 6. 11:46
 

자책골로 만든 승리


오래전 어느 해, 유럽의 한 농구대회 중 불가리아와 체코팀 간의 경기에서 있었던 일이다.

당시 경기는 종료를 8초 남겨두고 있었는데 불가리아는 체코에 2점을 앞서고 있었을 뿐 아니라 공을 장악하고 있어서 승리가 눈앞에 있는 듯 보였다. 그러나 실상은 그러지 않았다. 이 토너먼트 경기대회가 채택하고 있는 순환제 규정에 따라 양 팀이 획득한 누적점수를 계산한 결과 불가리아팀은 5점 이상으로 체코를 이겨야만 비로소 다음 결선경기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남은 8초를 이용하여 다시 3점을 획득한다는 것은 말이 쉽지 이미 물 건너간 일이나 다름없었다. 관중들도 이미 불가리아팀의 탈락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경기가 종료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불가리아팀의 감독은 작전타임을 요구했다. 관중들은 불가리아팀의 감독이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가지는 여유라고 여기며 가소롭게 생각했다. 8초의 시간으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결과를 뒤집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설사 불가리아팀의 슛이 성공하여 용하여 2점을 추가하더라도 불가리아팀은 단지 4점을 앞서게 될 뿐이었다. 1점은 모자라는 것이다. 더구나 체코팀이 반칙을 범하지 않는 한, 그 상황에서 공은 체코팀에게 넘어가기 때문에 그 몇 초의 순간에 다시 불가리아팀에게 어떤 득점의 기회가 있으리라는 희망은 가질 수 없었다.

그러나 작전타임이 끝나고 경기가 재개되었을 때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공을 든 불가리아팀 선수가 상대방이 아닌 자기편 골네트로 돌진했던 것이다. 그리고 골밑에서 한걸음을 앞두고 점프를 하더니 슛을 날려 골인시켜 버렸다.

관중들은 순간적으로 넋을 잃고 그 광경을 응시했다. 불가리아팀에서 반란이 일어난 것인가? 심판이 양팀이 동점을 기록하여 연장전을 가질 것을 선포하자 비로소 그들은 이것이 불가리아팀이 취한 비밀 회생작전의 결과임을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잠시 후 열린 연장전에서 불가리아팀은 6점 차이로 경기를 이겨 체코팀을 누르고 마침내 결선경기에 진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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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직을 맡은 지도자의 지략과 담력이 이루어낸 기적적인 승리의 사례다. 우선 그는 위기와 혼란 중에서도 냉정을 잃지 않고 침착함을 유지했다.

 

둘째, 그는 농구의 제반규정을 깊이 있게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있어서 비상시기에 누구도 생각하기 어려운 대책을 강구해 낼 수 있었다.

 

아울러 이러한 자질을 구비하고 있는 지도자라 할지라도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투지와 과감한 결단이 없었다면 결코 이 특별한 승리를 거두기 어려웠을 것이다. (경영우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