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이론

갤러리가 키우는 젊은 작가들

소깐 2008. 8. 8. 10:10
[미술] 갤러리가 키우는 젊은 작가들
`될성부른 나무` 발굴해 수익원 다변화
작품가격 저렴…일반 컬렉터에도 인기

윤영혜 `Eating Flower’
미술이 돈이 되는 시대다.

미술품 가격이 최근 고공 비행을 하면서 미술품 투자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술품 투자가 상류층만의 재테크 수단이 아닌 일반 사람들도 즐길 수 있는 돈벌이 수단이 되고 있는 것. 미술품 성장세가 계속되면서 갤러리들은 투자 콘텐츠인 작가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식시장에 비유하면 증권사가 신규 종목을 발굴하고 있는 것.

이미 검증이 끝난 고가의 블루칩 작가들보다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는 것이 화랑에는 수익원 다변화, 컬렉터들에게는 고수익과 새로운 그림을 감상하는 재미를 줄 수 있다. 국내 5대 갤러리들이 키우고 있는 작가들에 대해 알아보자.

◆ 가나아트센터

= 가나아트센터는 서지형 유영운 박지현 서유라 최지영 백승우 이동재 안성하 도성욱 지용호 강영민 등의 젊은 작가들을 키우고 있다.

서지형(30)은 유년 시절 TV나 만화에서 봤을 슈퍼맨, 원더우먼 또는 앤디 워홀의 캠벨 수프 캔 등의 이미지를 합성고무 등을 이용해 형상화한다. 친숙한 이미지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자 하는 서지형의 작품은 여러 해외 아트페어 등의 참가를 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유영운(36)은 매스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가 과연 정확한가라는 의문을 갖고 잡지와 전단지 등을 이용해 크고 작은 조형물을 제작한다.

박지현(38)은 향을 이용한 오브제와 전통 한지에 구멍을 뚫는 작업을 통한 작품을 선보인다. 서유라(24)는 쌓여 있는 책들의 측면을 캔버스에 유화로 작업한다.

갤러리현대 신관 모습
최지영(26)은 짙은 바탕색이 칠해진 텅 빈 공간에 소파나 거울, 욕조 등의 이미지를 표현한다. 두꺼운 바탕칠 후 물감을 지워 나가면서 만들어낸 이미지를 보여주는 작가로 소비사회의 욕망이 채워질 수 없음을 지적한다.

아티스트 강영민(36)은 조는 하트 시리즈로 대중과 친숙한 작가다.

작가는 겉으로 내색하기 어려운 감정을 졸고 있는 하트를 통해 표현한다.

이 밖에 백승우(35) 이동재(34) 도성욱(37) 안성하(31) 지용호(31) 등이 가나아트센터가 키우는 작가들이다.

◆ 갤러리현대

= 갤러리현대는 김현수 김성진 서은애 김덕기 등을 키우고 있다. 김현수(33)는 지난해 동유럽 미술 축제 옥토버 살롱전에서 대상을 받는 등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다. 김성진(36)은 여자의 입술만 그리는 입술화가다.

최근에는 입술과 함께 눈물과 빗물 등도 함께 작품에 담아 섹슈얼리티를 극대화하고 있다.

서은애(39)는 동양화 작가로 전통 산수를 배경으로 현대적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 스피커와 가야금 등 전통과 현대적 요소를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해외에서 동양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로 지난해 바젤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김덕기(40)는 행복 가족 사랑 신앙 등을 주제로 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비디오아트 작가 박준범(33)은 해외 비엔날레 그룹전, 필름 페스티벌 등을 통해 주목을 받고 있다. 민성식(37)은 군더더기 없는 보색대비를 바탕으로 건축물 자동차 배 비행기 등을 캔버스 위에 표현한다.

변웅필(39)은 눈썹 수염 머리카락 등 모든 털을 없앤 민머리 사내의 얼굴을 화면 가득 그린 유화로 알려진 작가고 정재호(38)는 독특한 동양화풍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차민영 "Pinkparadise’
◆ 선컨템포러리

= 젊은 화랑인 선컨템포러리는 신진 작가 발굴에 적극적이다. 김경민(36)은 예리한 통찰력으로 여성 특유의 일상 속 다양한 이면과 독특한 감성을 톡톡 튀는 원색으로 우리네 삶과 동질감을 느끼게 하면서 세련되면서 코믹하게 표현해낸다.

영국 골드스미스 칼리지 출신인 강유진(31)은 공간 재구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강유진의 작업은 역동적이고 활기 있어 보이는 공간의 화려함 이면에 내포된 소모적이면서도 허무한 풍경을 조형적으로 재구성해 보여준다.

이길우(40)는 정치적 인물과 대중스타의 이미지 같은 논리적, 인과적 관련이 없는 두 인물을 결합시키며 다문화가 공존하는 현 시대의 코스모폴리터니즘의 단면을 보여준다.

윤회사상에 입각한 기법을 통해 향불과 인두로 한지에 구멍을 내는 반복적인 과정을 거쳐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해내는 독특한 기법이 특징이다.

신선미(28)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독특한 이야기 구조`다. 작가는 `그림 속 그림 이야기`를 통해 다른 이야기를 그림 속 배경 안에서 하나의 연결고리를 통해 보여준다.

◆ 아라리오갤러리

= 아라리오갤러리는 이승애 진기종 김한나 김인배 공시네 등의 신예 작가들을 인큐베이팅하고 꾸준한 전시와 관리로 세계적인 작가로 성장시키고 있다.

커다란 종이 위에 연필로 드로잉을 하고 그 위에 색연필과 파스텔을 칠하는 이승애(28) 작품에는 스토리가 있는 캐릭터들이 살아 숨쉰다.

에일리언 같은 몬스터 캐릭터들은 인체나 기관을 연상케 하며 실제로 살아 있는 듯한 아름다운 그로테스크함의 애잔함으로 잠재돼 있는 감성을 자극한다.

미디어 아티스트 진기종(26)은 자신과 세상의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깨닫는 `자아`와 `현상`에 끊임없는 호기심을 가지고 이를 작품을 통해 재현하는 실험을 한다.

김한나(25)는 누군가가 옆에 있어주길 바라고, 따뜻하기 바라는 외로움을 그림에 담는다.

그러한 그녀의 그림에는 항상 토끼가 등장하는데, 그 토끼는 그녀가 만든 상상의 친구이자 작가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는 투사물이다.

3차원 공간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김인배(29)의 작업은 드로잉과 오브제를 이용해 2차원과 3차원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수수께끼 같은 대상을 만들어낸다. 공시네(28)의 작품은 현실세계의 오브제를 연극적으로 연출하되 이 풍경에 몽환적인 위트를 가미한다.

◆ 표갤러리등

= 표갤러리는 정용국 차민영 임주리 정상현 윤영혜 이정희 등 젊은 작가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정용국(37)은 인체 내부 장기와 식물 이미지가 중첩되고 이 복합적인 풍경이 잘 가꿔진 정원 풍경을 작품으로 표현한다.

차민영(32)은 인간의 호기심을 주제로 한 작품을 만들고 있다. 임주리(29)는 `줄`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성적인 이미지를 작품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정상현(37)은 사진과 영상을 통한 직접화법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가다.

윤영혜(27)는 `꽃`이라는 대중적인 이미지의 정물 시리즈를 그리는 작가고 이정희(43)는 콜라주 작업을 통해 단조로움의 미학을 말하고 있다.

이 밖에 예화랑 허유진(31) 최성록(31) 조정화(42), 박여숙화랑 임만혁(40) 조현익(31) 박소연(24) 양문기(39) 강강훈(30), 그리고 카이스갤러리는 박상희(40) 이다(35) 등 젊은 작가를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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