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내용(정리중)

빅마트 롯데슈퍼 2007.3.25

소깐 2010. 1. 30. 14:03

빅마트 변원섭 부사장 "봄이 쉽게 오지 않더라"

뉴시스 | 입력 2007.03.25 11:26

 




【광주=뉴시스】

"매각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질 때면 새벽 일자리를 찾아 1일 근로자 대기소에 앉아 있을 직원들의 모습이 떠 올랐습니다."

지난 한달여 동안 서울에 상주하며 빅마트 매각 협상을 이끌어낸 빅마트 변원섭 부사장(47)의 후일담이다.

빅마트는 1995년 1억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해 12년 만에 광주와 전남.북지역 18곳(예정부지 2곳)에 매장을 확보했으나 2개의 매장과 1곳의 예정부지, 쇼핑몰을 제외한 모든 매장을 매각하고 작지만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변 부사장은 "생각지도 않았던 매장 인근에 대형 할인점이 들어서면서 매출이 급감했다"면서 "지난해 추석 이후 자금사정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월드컵경기장내 롯데마트 '월드컵몰' 오픈으로 빅마트 풍암점은 직격탄을 맞아 매출이 30% 이상 급감했다.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인 봉선동 이마트가 개장할 경우 봉선점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변 부사장은 "월드컵경기장과 봉선동, 첨단에 대형마트가 들어선다는 것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국내외 기업을 유치하는 것도 좋지만 지역에 있는 업체들이 잘 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광주시에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빅마트의 분할 매각은 경영능력 부족이라는 1차적 책임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지자체의 무분별한 대형 할인점 입점 허가도 한몫했다는 아쉬움을 표현한 것이다.

대전과 대구는 조례 등을 통해 대형 할인점의 진출을 구조적으로 견제한데 반해 광주 정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변 부사장은 "다른 지역은 대형 유통업체의 입점을 교통영향평가와 건축심의.허가, 조례 등을 통해 견제하는데 광주는 허가도 손쉽고 빨리 이뤄진다"며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과정에서 "광주만 들어가면 장사가 잘되는데 뭐 그런 기업이 몇백억원이 되느냐 할 때는 유리컵을 던지고 탁자를 치며 협상을 몇차례 중단하기도 했다"면서 "이럴 때면 여관방에 돌아와 혼자 눈물을 흘리며 가슴을 쓸어 내린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더구나 몇 개의 인수의향 업체를 만나가며 숨 막히는 줄다리기를 벌이는 와중에 일부 언론의 기사는 협상을 교착상태에 빠뜨리기도 했다.

"인수하고자 하는 업체들간에도 전략적으로 접근하는데 언론에 보도가 나오면 매우 민감해 했다"면서 "협상 막판에 모든게 수포로 돌아갈 위기를 맞기도 했다"고 밝혔다.

빅마트의 매각 협상에는 계약이 성사된 롯데쇼핑 외에도 상당수 대기업들과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물며 롯데쇼핑과 체결한 800억원 보다 더 많은 매각 대금을 제시한데도 있었다.

변 부사장은 "협상과정에서 적게는 70-80억원에서 많게는 120억원을 더 준다는 업체도 있었다"면서 "이 업체가 롯데쇼핑보다 많은 금액을 제시하며 요구했던 것은 몸집을 줄이는 선(先) 구조조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빅마트는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업체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직원 고용승계와 협력업체 유지가 빅마트 매각 협상의 가장 우선 순위였으며 이는 하상용 대표이사의 의지였기 때문이다.

그는 "전체 250여명의 정규 직원 중 60명에서 많게는 100여명의 구조조정 요구를 수용하고 추가된 금액으로 몇 달치 월급을 격려금으로 주면 됐다"면서 "그러나 직원들에게 상처를 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변 부사장은 "16일 오후 3시 50분 롯데쇼핑 본사에서 도장을 찍는 순간에도 내심 욕심은 났다"면서 "며칠을 미루는 방안 등을 놓고 고민했지만 직원들을 생각하니 그걸 못하겠더라"고 털어놨다.

롯데쇼핑이 인수 대상기업으로 확정한데는 직원의 완전 고용 승계와 1000여개의 지역 협력업체의 관계 유지라는 빅마트의 요구를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했기 때문이라는게 변 부사장은 설명이다.

그러나 향토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며 경쟁의 대상으로 여겼던 대기업에 넘기는 아쉬움은 남달랐다.

변 부사장은 "빅마트를 인수할 수 있는 지역자본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으나 없더라"면서 "늘 상대했던 기업에 넘긴다는 것에 감정이 북받쳤으나 눈물을 머금고 시장 상황에 대처하는 것도 역할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빅마트는 이번 매각에서 제외된 진월동 본점과 매곡점을 통해 재도약을 시도한다는 전략이다. 직원들도 조만간 롯데쇼핑과 면담 등을 거쳐 완전 승계될 예정이다.

변 부사장은 "직원들을 시집보낸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직원들도 선진 유통과 대기업의 문화 등 새로운 마인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변 부사장은 마지막으로 "봄이 쉽게 오지 않더라"고 매각협상 과정의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아름다운 개나리를 보기 위해서는 아름답게 가꿔 나가야 하고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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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수기자 parks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