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야기

자치단체장 통합 리더십 보여 달라 / 변원섭 광주일보 오피니언 기고 글

소깐 2010. 12. 30. 17:36
자치단체장 통합 리더십 보여 달라

2010년 12월 30일(목) 00:00  광주일보 오피니언 기고

  

 

변원섭

 

광주시 동구가 지난 2006년 4억 26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예술의 거리 300m 구간에 설치한 ‘루미나리에(Luminary·인공조명 구조물)’가 결국 4년 만에 철거된다고 한다.

동구는 구도심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지만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유지비 과다지출 등을 이유로 철거를 결정했다”고 한다.

예술의 거리 루미나리에는 설치를 추진할 때부터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동구는 주위의 의견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추진했다.

루미나리에 설치 이후에도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은 의견은 다양했다. 국적도 예술성도 전통성도 없는 것을 설치한 것은 도심공동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예술의 거리를 두 번 죽인 것이라는 비판과 그래도 안 해놓은 것 보다는 좋다는 의견들이었다. 다른 지자체도 이 루미나리에 때문에 다양한 홍역을 치렀다. 아무튼 잘못된 정책에 대해서는 수긍 또는 포기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본다.

자신이 추진하여 완공했던 동구 예술의 거리 루미나리에의 부정적인 측면을 인정하고 철거를 결정한 현 동구청장의 판단은 매우 현명하다고 생각된다.

단체장들이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사업을 추진하면 피해는 곧 그 지역의 주민들이 본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는 사례다.

1999년 광주시 북구는 한창 공사가 진행중이던 서방지하상가를 사업전망이 없다는 이유로, 공사중에 다시 메우는 결정을 했다. 이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현명한 결정이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사례는 자치단체장의 결정이 주민의 혈세를 아끼는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전임자와 후임자의 갈등을 벗어나고, 임기 동안 눈앞에 보이는 치적 쌓기는 이젠 중단하길 바란다. 지역의 크고 작은 현안들이 너무나 많다, 광주의 경우 구간경계조정, 도시철도 2호선, 도청별관 철거문제 등 다양하다. 이를 추진하고 계획수립 하는데 일방통행식의 결정은 이제 중단해야 한다.

단체장은 물론이고 관련전문가, 정치인, 시의원, 구의원들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의 의견을 공유하며 상호 미래지향적이고 상생적인 판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최근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른 도시철도 2호선 건설문제도 반대 입장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1호선을 살리기 위해 2호선 건립하고, 차후 1, 2호선을 살리기 위해 3호 선 건립하려 한다면 차라리 1호선을 묻어버리고 시민의 재정부담을 줄이자는 의견과 2호선을 건립할 예산과 1호선의 적자비용으로 기존 교통망에 활용하자는 방안 등 다양하다. 물론 SOC차원에서 필요하다고 보는 지역민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이렇듯 모든 사업은 면밀히 검토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후 추진해야 한다.

지역간의 갈등, 조직 간의 갈등, 사람들과의 갈등, 부서 간의 갈등 속에서 누가 이를 풀어가야 하겠는가. 학습하고, 상호 대화하고, 배려하고, 존중하여 리더들의 역량을 보여줄 사람들은 자치단체장들의 몫이라고 본다. 필요할 때마다 주민의 대표라고 강조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바란다. 2011년에는 통합 리더십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변원섭 한국능률협회 호남지부장·참여자치21 운영위원장